할미꽃/이해인
너무 많이 사랑해서
너무 많이 외로운
한숨 같은 할미꽃
할미꽃/목필균
겨울을 밀고 나온
무성한 솜털들
봄빛 눈부셔
고개 숙인
자줏빛 얼굴
어머니 보다
더 따스한 눈길
외할머니다
할미꽃/오정방
나이를 묻지 마소
날 때부터 할미라오
꽃이라 불러주니
그나마도 황송하오
수줍어
부끄러운 양
고개숙인 할미꽃
할미꽃 연가/심의표
양지 바른 무덤가 앉아
외로운 넋 달래며
붉게 피는 홍안인데도
등 굽은 할미 되고
꽃잎 지면 백발되니
늙은 할미로 한 생을 산다
2024 4,8